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모여서 이런저런것들을 하고 논다.
송편을 빚기도, 전을 굽기도하는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척들과 장기하기를 즐겼다.
초등학교때는 사촌 형들과 가끔 했지만
중학교가 되어서 어느정도 실력이 붙자
삼촌들이 가끔 두어주실 정도가 되었다.
아마 처음으로 삼촌들과 장기를 두던 날인것 같다.
막네 삼촌과 장기를 두는데 치기어린 마음에
승부욕에 불타서 한번 이겨보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장기판에 들어갈 정도로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밀리고 있었다)
다른 삼촌이 지나가시면서 하는 말씀이
"장기는 멀리서 봐야 수가 보인단다."
라고 하셔서
(사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지만 어른 말씀이니)
구부정한 자세를 펴고 뒤로 가서
조금 멀리서 장기를 계속 뒀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대학생쯤 되어서 어느정도 승부욕도
조절 할 수 있게 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을 때
가끔 삼촌들을 이기기도 했지만,
갑자기 오늘에서야, 그 때 멀리서 보라는게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