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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잘 차려입은 도둑 VS 행색이 초라한 부자

by w우주z 2013. 5. 30.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 시대다.

그럴싸한 행색과 달콤한 감언이설로 남을 속이거나 물건을 훔치는 도둑이 기승을 부리는 반면,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소박한 차림새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28일 언론발표에 따르면 병원을 돌며 고가의 의료장비를 훔친 절도범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전국의 대형 병원 13곳을 돌며 절도행각을 벌일 동안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는데, 그가 이렇게 사람들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멀끔한 행색’이었다.

수트와 검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얼핏 병원 의사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피해를 입은 병원 관계자는 넥타이까지 갖춰 메고 행색이 워낙 깔끔해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복면을 쓰고 강도행각을 벌이는 일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오히려 지나치게 신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또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오히려 더 잘 차려입고 친절하게 다가올 수 있으므로 주변을 항상 경계해야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반면 외모를 치장하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중국에서는 행색이 초라하다고 무시했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정서 탓인지 중국의 부자들은 성공해도 수수한 차림새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돈이 많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더욱 초라한 행색으로 다니기도 한다.

실제로 백화점 매장에서 몇 천 만원이 호가하는 명품을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편안한 트레이닝복인 경우가 많다. 또한 고가의 물건 경매장에서는 200~300만 위안에 달하는 보석을 구입한 한 남성이 평범한 티셔츠 차림이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에는 우리나라의 인구 수 보다 많은 부자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태도는 중국에서 매우 위험하다.

이처럼 그들의 초라한 행색에 대해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그들의 인생에 대해 실패했다고 비난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겉모습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회적 태도는 요란한 빈 수레처럼 느껴지는데, 뭘 입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사람의 가치를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