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는 유령과의 교제다. 글로 쓴 키스는 의도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할것이다. 그것은 가는 도중에 유령에게 잡혀 빨아먹히고 말 것이다. 우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그저 유령에게 먹이를 제공할 뿐이다. 이 풍부한 먹이를 받아먹으며 유령들은 유례없이 많은 수로 불어난다. 인류는 불어나는 유령에 맞서 싸운다. 철도와 자동차도 그래서 발명한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유령을 최대한 몰아내고," "자연스러운 교제"를 "영혼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우편 이후 전화와 전신이 발명되었다. 이어서 카프카는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유령들은 굶어죽지 않을 테지요. 하지만 우리는 멸망할 겁니다."
카프카의 유령들은 그 이후에도 쉬지 않고 인터넷, 이메일,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글래스를 발명했다. 신세대 유령들, 즉 디지털 유령들은 - 카프카라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 더욱 탐스럽고, 더 뻔뻔하며, 더 시끄럽다. 디지털 매체는 실로 "인간의 힘을 벗어나" 있지 않은가? 디지털 매체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광적인 속도로 유령을 증식시켜가지 않겠는가.? 우리는 디지털 매체로 인해 실제로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만지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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