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의 모티브
작품 중간에도 잠깐씩 나오지만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 빛을 선물해준 전기. 그 전기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발명왕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에디슨은 ‘직류’에 관한 많은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날 돈이필요한 테슬라는 에디슨을 찾아가 ‘직류’에 관련된 기술들을 더 효율적으로 개발 시켜주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자 에디슨은 그것이 가능하면 5만달러를 (현재가치 250만달러) 주겠다고 약속 한다. 몇 달동안 서너시간만 자며 해내는 테슬라.. 하지만 에디슨 농담이었다며 연봉 인상으로 무마하려고 한다. 그러자 테슬라는 자존심이 상해 사표를 낸다. 그 뒤에 젊은 테슬라는 ‘교류’라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사업을 위협 받을까 봐 에디슨은 수 많은 견제를 한다. 심지어 그는 ‘교류’로 전기사형대를 제작해서 사람들에게 ‘교류’는 죽음을 떠올리도록 하면서까지 테슬라를 방해한다.
한때 같이 일했던 보든과 엔지어, 엔지어의 아내의 죽음으로 붉어지는 갈등. 그들이 마술을 시작 하게 된 것은 순수한 열정이었을 지 모르나, 그들의 마술에 대한 열정은 집착으로 바뀌어간다. 어느 순간을 넘어서는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에디슨이고 누가 테슬라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2. 두개의 축
이 영화는 이상에 대한 애착과 집착, 개인적 영광을 위한 희생과 자기부정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다. 마술사로서 ‘기술’자체의 애착에서 집착으로 변질된다. 그 과정에서 두 마술사가 치루는 대가가 의미 하는 것은 각각 보든은 희생을 엔지어는 자기부정을 나타낸다.
마술을 통해 그들은 경이를 만들어낸다. 마술사는 사람들의 놀라는 모습에서 특별한 것을 보고자 한다. 그것은 그들의 이상이다. 그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그들은 이상을 망각하고 경쟁 자체에 집착하게 된다. 애착과 집착은 그들의 마술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이다. 그들의 이상이 다른 것에 의해서 오염되고 왜곡될 때 방향을 잃는다. 그 동기의 방향을 엿 볼 수 있는 것은, 한 명이 승리의 우월감에 도취되어 그토록 알아내고자 했던 상대의 비법을 확인도 하지 않고 버리는 장면에서 묻어난다. 순수한 동경에 의해 마술을 하던 마음 따윈 찾아 볼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기자 더 이상 무대에 서지도 않는다. 그들의 모습에서 애착과 집착의 경계가 결정된다.
삶을 나눠가지는 희생은 추구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책임을 이야기하며, 원하는 것이나 소중히 하는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신체의 자유(손가락 자름), 감정의 자유(아내, 조수에 대한 사랑), 정체성(펄롱으로서의 삶)을 의미한다. 그는 그 비밀을 다른 이에게 말할 수 없다. 이야기 하는 순간 그 가치는 사라지며 말하는 것은 듣는 이에게 책임을 넘기는 것이다.
자기를 죽이는 것은 자기 비판이며 자기 부정이다. 장치를 보면 알 수 있듯, 가운데 놓인 육체는 기존의 것이며, 멀리서 나타난 육체는 새로운 것이다. 복제되는 순간 기존의 것은 죽임을 당하며, 새로운 것은 프레스티지를 받는다. 삶의 무대에 섰을 때 매 순간순간 기존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을 입는 엔지어. 그는 항상 고통스러워 하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선다. 그를 통해 나아가기 위해 하는 인간의 고통을 드러낸다.
3. 사람의 속성
‘정말 마술이 진짜라고 믿는다면 그들은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비명을 지르겠지’
이 영화에 나타나는 중요한 등장 인물이 또 있다. 그것은 관객이다. 아니 관객을 넘어선 군중이다. 그들은 마술의 신비함이나, 과학의 능력을 가끔 감탄해 할 뿐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영화의 초반에 새가 사라지는 마술을 보고 어린아이가 갑자기 새가 죽었다고 운다. 다시 나타난새는 사라진 새가 아니라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다른 것이라는 마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새와 같은 처지인 엔지어가 보여주는 마술에 단지 기뻐할 뿐이었다. 그들은 속고 싶어한다. 진실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술을 보며 즐길 뿐, 그 마술을 둘러싼 보든과 엔지어의 광기 어린 싸움이나, 그들이 치루는 대가 따위에는 관심 없다.
과학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편리하게 사용하면 될 뿐, 전류 전쟁에 대해서 알지 않는다. 군중은 우매하다. 작은 변화는 환영하며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거대한 변화는 배척하고 멀리한다. 그들은 변하고 싶지 않았으며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 과학 역시 하나의 ‘쇼’에 그치길 바랬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한 테슬라를 처음엔 선각자라 불렀으나 두 번째부턴 거부하고 배척했다.
잔인할 정도로 무관심하게 마술을 즐기던 관객도 과학에 의한 변화에 가까이 가기를 거부하던 사람들도, 결국은 우리다. 우리는 가까이 가길 거부하고 그저 멀리서 즐기며 구경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우리 자신과 멀리 떨어뜨려 놓았기 때문에 박수를 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술은 공연자의 삶이며 과학은 연구자들의 삶이다. 그들의 삶과 연관되는 수 많은 비극들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다. 마술을 단순한 하나의 쇼로, 과학을 편리한 도구쯤으로, 영화를 스크린 속 유흥으로만 보는 우리를 감독은 끊임없이 조롱하고 비꼰다.
어쩌면 새 마술을 보던 그 어린 아이만이 거대한 변화를 배척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경이로움, 프레스티지 뒤에 숨겨진 비극을 슬퍼할 줄 아는 유일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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